책, 인간 실격을 읽고, 새로운 인간.
아름다운 작품
자조와 자신의 게으름에 심하게 자책하고 반성하던 때, 이 책은 세상을 울리듯 나에게 찾아왔다. 인간의 나약함을 이처럼 생생하고 절절하게 표현한 책이 있을까. 나약함과 죽음과 자살을 물 흐르듯이 결부시킨 작품이 있을까. 그럼에도 인간 근원을 파고드는 깨달음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작품일 것이다.
역설적인
사람의 삶은 역설이듯, 작품 또한 역설이다. 작중 인물 '요조'는 죽음으로써, 인간의 나약함을 거침없이 드러냄으로써, 인간의 너무나 연약하고 픽 하면 쓰러져 버릴 여림을 드러냄으로써, 역설적으로 삶에로의 의지를, 자기 성찰을, 인생을 드러낸다.
'너무나 여리고 무구하고 순수한 인간'은 '거칠고 때 묻고 타산적인 세상'에 산산이 부서지고, 할퀴어진다. 그리고 인간 근원과 인간성에 대해 고뇌하며 상처 받고 스스로 파멸한다. 이것은 한 인간에 대한 서사이자, 세상에 대한 서사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위에 서술한 두 가지의 측면이 함께 공존할 것이다. 순수함, 때 묻음. 그리고 이 두 가지 것의 갈등은 내부를 갉아먹는다. 그리고 파멸하기 이른다. 그렇다면 이 파멸은 '퇴폐'적이라 할 수 있을까?
새로운 탄생, 새로운 인간.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오히려 우리를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고 본다. 인간 '실격'이 됨으로써,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인간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세상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무구한 세상이 파괴됨으로써 단순히 순수한 세상이 아니라 더 새로운 가치의 세상으로 태어난다. 그것은 순수하기만 하지도 않은, 그리고 타산적이며 이기적이지 만도 않은 '새로운' 세상일 것이다.
인간 실격
즉, '인간 실격'은 '실격'임과 동시에 '재탄생'이다. 나아가 '새로움'이다.
'순수함'과 '타산적이며 이기적임'의 재 조화이다.
우리가 모두 인간이길 실격했다. 그래서 새로운 인간이 되고자 한다.
어쩌면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그다음에는 새로움이 있다.